저는 대학 3년을 온 열정을 담아 열심열심했던 간호학생이었기 때문에 학교생활을 2년이나 추가로 하고 싶지 않았어요. 학생때부터 ˝독학사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굳히고 있었구요. 독학사는 시험만 패스하면 학사가 주어지니 학사취득하는 방법 중 독학사가 저에게는 가장 알맞는 방법이기도 했어요.

 저는 신규때부터 지금까지 3교대를 해왔어요. 선배 간호사님들이 연차별로 RN-BSN을 전공하시는 걸 보고 제 차례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었구요. 그러다 5년차정도 되어서 제게 한번도 찾아오지 않은 사춘기같은(?) 슬럼프가 오기 시작했어요. 여러가지로 신경쓰이는 것들이 많았던 건지, 원래 자주 있던 편두통도 더 심해졌구요. 

 무엇보다 출근하는 것 자체가 정말이지 ˝소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면서부터, 일을 좀 쉬어야겠다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거기에다 저는 오는 11월 결혼도 앞두고 있었답니다. 여러가지 상황이 제게 갑자기 닥쳐서 그런지 신경 쓸 곳이 굉장히 많아서 마음이 더 불안했던 것 같아요.

 수쌤과 상담도 하고, 저에게 일주일정도 오프를 줄테니 쉬어보라고 하셨어요. 저는 일주일을 쉬기로하고, 긴 오프가 시작되기 전, 이참에 독학사 공부를 해봐야겠다 마음을 먹었던 것 같아요.

 사실 결혼준비도 바쁘지만, 남들보다 결혼준비를 비교적 간단하게 끝낸 편이라 공부에 더 매진할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결혼 2주 전이 시험일이었지만 수험생처럼 공부에만 신경 쏟으면서 리프레쉬를 할 요랑으로 6월 중순부터 iMBC 간호독학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 나만의 학습비법과 노하우

 저는 처음부터 총점합격제로 할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교양은 국어, 국사로 선택했구요.

 교양은 물론이고 전공도 다시 이론을 정독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사실 교양은 9년전 수능 이후로는 기억이 없는 수준(?)이라 하나하나 다시 살펴봐야 했기때문에, 독학사 공부를 시작한 후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만 같았어요. 일단 이론을 다 훑어야겠다 생각이 드니까 다른 분들 공부하신것 처럼 1.2, 1.4배속은 기본으로 들었던것 같아요. 전공은 그나마 최근 기억(?)이라 이해하기가 더 쉬웠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교양에 쏟은 시간이 더 많았어요. 남편왈 전공 공부는 안하냐고 할 정도.ㅎㅎ 가장 먼저 이론을 한번 훑는게 제 목표였기 때문에 전체 강의 수를 분배해서 이론 강의부터 빨리 다 듣고자 했어요. 3교대를 하다보니 엄청 바빠서 피곤한 날은 하루치를 아예 못보고 지나친 적도 있어서 공부해야 할 과목들을 남은 시간에 대비해서 중간중간 계획을 바꿔가며 공부했어요.

 국사는 기본 가지를 잡으려고 임찬호, 김소강 선생님 두 분 강의를 다 들었구요. 저같은 경우는 따로 공부할때 맥락 파악을 위해서 선생님들이 중간중간 부연설명 해주시는 것 까지 다시 정리해서 기본서에 필기하며 공부했어요. 고등학생 때 못 느꼈던 재미를 느껴서 국사를 가장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시험 문제를 받아보니 하나하나 꼼꼼하게 봐야하더군요. 확실한 지식이 없으면 문제를 틀리고 마는.. 주관식에서는 기묘사화 당시 왕과 주요 사림이름, 헤이그 특사를 파견한 왕과 헤이그 특사 인물 이름 등이 나왔었어요. 사화 중에서도 기묘사화에 대해서만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요.ㅎ 파고들어서 공부를 해야하는 주관식이라 국사를 선택하신 분들은 주관식을 위해 마지막엔 깊이있게 꼼꼼히 암기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국어는 처음엔 자신이 없었지만 정원상 선생님이 꼼꼼하게 틀을 잘 잡아주셔서 시험에 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금오신화에 용남이만취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요.ㅎㅎ 

 주관식은 교양인이 쓰는 표준말에 대한 문제, 훈민정음에서 순음을 쓰라는 문제, 시조를 주며 시조 제목을 쓰라는 문제(정읍사도 나왔어요), 금오신화 중 어느 한 부분의 내용을 주고 해당 내용의 제목을 쓰는 문제가 나왔어요. 시간이 없다면 시대별 작품과 작가를 연결해서 기억하는 게 점수를 올리는 방법이겠구나 생각 들어요.

 전반적으로 전공은 처음 이론강의 들을 때 집중해서 암기하며 들으려 했어요. 

 간호연구는 전공 중에 가장 까다로운 과목이라 들었던터라 중간중간 다시 보는 횟수가 타 과목보단 많았던 것 같아요. 윤리와 법은 생각보다 어려웠고, 생각만큼 점수도 안나왔어요.ㅜㅜ 간호과정은 임상에 계신다면 어느정도 쉽게쉽게 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간호 지도자론은 간호관리와 비슷해서 이론 암기만 한다면 문제는 충분히 푸실 수 있을거에요.

 전공과목은 문제풀이가 시험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시험 칠 때 이론을 암기하고 문제풀이로 단단하게 내걸로 굳혔던 부분이 확실하게 기억이 났었어요.

 시험 당일 중간중간 남는 시간은 잘 활용해서 주관식을 위한 시간으로 보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시험지를 받고서 잘 모르거나 헷갈리는 주관식 문제가 있더라도 꼼꼼하게 최대한 작성하고 나오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부분 점수가 있기 때문에 문제를 잘 모르더라도 끝까지 집중하고 마무리를 잘해서 답안지 제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시험지 배부 전에 이름이나 수험번호 작성부터 답안지를 바꾸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어요. OMR카드를 언제 바꾸든 확실히 시험 문제 푸는 시간이 줄고, 심리적으로 조바심이 들기때문에 저는 마킹하기 전 눈으로 두번, 세번씩 꼭 확인 후 마킹을 했었어요.

3. 후배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저는 간호는 4년제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항상 학사 취득을 마음에 품고 임상에 근무를 하던 간호사입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생각해요.

 독학사를 취득하면서 나에 대해 더 큰 자신감도 갖게 되었고, 간호학생 때는 가졌지만, 임상에 근무하면서는 조금씩 사라졌던 나이팅게일의 정신(?)이 다시금 생각나기 시작하더라구요.

 간호사는 투철한 사명감과 직업의식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던 학생때와는 달리 임상에서는 막상 다짐했던 사명감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일을 해왔던 이유때문에요. 이론과  현실이 많이 다른 건 사실이기도 하구요.

 여하튼 그렇게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저에게 단순히 직업 그 자체가 된 간호였지만 독학사 취득은 저에게 또 다른 꿈을 꿀 수있는 발판이 되었고, 지금은 더 나은 나를 위해 준비중이랍니다.

 학사 취득이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밑에서 치고 오는 4년제 후배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간호사 전체로 봤을 때는 간호사인 내 자신의 위상을 더 올리는 첫걸음이기도 한 것 같아요. 어찌보면 저는 결혼 전에 취득을 한 셈이지만 육아 중에 학사를 취득하시는 선생님들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 국가고시인 간호사 면허증도 취득한 우리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모두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