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독학학위제 선택한 이유
저는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전공을 살려 설계부서에서 근무하다가 작년 하반기, 리스크 관리부서로 전환배치가 되었는데

그제서야 기업의 ˝성과품˝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분쟁의 해결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각종 계약과 클레임의 현장을 접하게 되면서 법학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공부하고 독서하는 것을 즐기기에 그 전까지 법학은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공부했던 것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또한 가장 절실하게 깨달은 것이 있는데, 바로 ˝내가 무엇을,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든, 관련 자격증 하나 없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기계공학과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지만 기사 등 관련 자격증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전공 실력의 우수성을 증명할 방도가 딱히 없었습니다. 결국 경쟁사회에 뛰어들기 위한 첫 단계인 ˝서류평가˝에 필요한 것은 첨부할 증서이지 실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것입니다.

그리하여 제가 관심을 갖게된 분야인 법학에 대해서는 관련 자격증이나 증서를 반드시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그래 이왕 법 공부하는거 학사학위 하나 더 받아보자!˝는 일념으로 독학학위제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시작은 ˝학사학위˝보다는 독학학위제로 합격을 하면 각 과목별로 5학점의 인증을 받을 수 있기에 ˝그래도 헌,민,형 이수 인증을 받으면 어디가서 법 공부했다는 증명은 되겠지˝라는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런의미에서 굉장히 좋은 시험이라고 생각됩니다. 끝까지 통과를 하면 ˝4년제 학사학위˝가 주어지지만 끝까지 못가더라도 학점 이수 인증은 되니까 말입니다. 

결과만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이렇게 ˝중간단계˝를 인정해주는 시험, 참 착한 시험입니다. 유용하고 말입니다.

2. 나만의 학습비법과 노하우
상기와 같은 이유로 독학학위제에 도전하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굉장히 막막했습니다.

직장에 다니면서, 공인노무사 시험과 함께 준비했기에 준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은 독학학위제 2단계와, 공인노무사 2차 시험은 독학학위제 3단계와 시험 일정이 겹칩니다.

2단계

저는 4년제 학위가 있기에 독학학위제 1단계 시험은 패스이고, 올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한 상황이었습니다. 첫 시험인 2단계 시험은 5월.

교재선택은 iMBC로 했습니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교과서˝를 읽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선택은 쉬웠습니다. iMBC는 수험생 입장에서 유일한 선택지입니다.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의 책 분량은 약 1500페이지, 독학사 2차 시험의 책 분량은 대략 2400 페이지로 세 달의 기간동안 섭렵하기 버거운 분량이었습니다.

세 달은 대략 12주. 각각의 시험에 약 6주를 투입할 수 있고, 독학사 2단계의 경우 책으로 봐야하는 과목이 6과목이므로 과목당 약 1주일을 잡고 공부하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았고, 그대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iMBC 교재는 방대한 분량의 원전을 깔끔하게 압축해놓았기 때문에 수험생의 입장에서 보기가 굉장히 쉽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더 ˝수험적합적˝인 내용만 빠르게 봐야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과목당 1주일이라는 시간을 잡았음에도 직장인이기에 하루에 가용 시간이 약 3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주말 중 하루는 봉사활동까지 하기에 평일 5일, 3시간 + 주말 하루 8시간 총 23시간 정도만에 한 과목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략적으로 접근했습니다.

법학은 체계가 가장 중요합니다.

스피디하게 넘기는 와중에도 ˝목차˝, ˝조문˝은 반드시 짚고 넘어갔으며 판례박스에 있는 부분은 객관식 시험의 특성 상 ˝사실과 결과˝만 나올 수 밖에 없기에 그부분만 체크하고 빠르게 넘겼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법은 ˝조리˝ 즉 상식에 기반을 하고 있기에, 그 법의 취지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것이 핵심적인데, 이렇게 단기간에 건너뛰면서 공부를 하면 필연적으로 ˝찍는˝ 문항이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해당 법의 취지˝에 맞는 선택지를 찍으면 정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진득한 공부를 목적으로 했지만 시험은 합격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시험에 응시를 한 이상 수험적합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독학학위제는 각 과목별 60점을 넘으면 되는 시험이기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읽은 내용˝으로 50점을 맞고 +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취지에 맞게 찍은˝ 문제로 10점 이상을 득점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8과목 중 6과목을 통과, 2단계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공인노무사 1차 시험도 같은 방법으로 합격했습니다.

3단계

3단계는 시간이 더욱 절대적으로 부족했습니다.

서술형 시험으로 양이 만만치 않은 공인노무사 2차 시험과 시험일정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사실 전략적으로 공부한다고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절대적 공부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독학학위제2단계와 공인노무사 1차 시험을 모두 통과해버릴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기에, 그리고 회사일도 점점 바빠져갔기에 7월 중순이 되어서야 공인노무사 2차와 독학학위제 3단계를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시험은 둘 다 8월. 한 달 반 동안 두 시험을 준비해야 했으므로 2단계 당시보다 훨씬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거기다가 이번에는 공부 계획까지 완전히 잘못짜버렸습니다.

공인노무사 2차 시험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최대한 투자를 하고자 하면서 3주를 쏟아부었습니다.

독학사 2단계 시험이 노무사 시험 1차와 1주일 차이였기에, 아무 생각 없이 독학사 3단계도 노무사 시험 2차와 1주일 차이겠거니 하고 여유있게 공부를 했는데 이게 웬걸, 독학학위제 3단계 시험이 바로 이번 주말이라는걸 정확히 7일 전에 알게됐습니다. 시험접수를 시험일자보다 몇 달 전에 하기 때문에 공부한답시고 정작 제일 중요한 시험일정을 완전히 놓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단 6일 동안 6과목을 끝내야 했습니다.

거기다가 독학학위제 3단계는 주관식이 포함됩니다.

완전히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해야 했습니다. 

객관식은 ˝해당 법의 취지에 맞는 찍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주관식은 그것이 불가능 합니다. 모르면 0점. 게다가 주관식의 점수 배점이 엄청나게 높습니다. 몇 개 되지도 않는 문제에 배점은 거의 절반.

그렇기에 저는 3단계 전략은 6일 동안 ˝주관식대비˝에 올인했습니다.

공부 좀 해봤다는 분들은 알 것입니다. 객관식 시험, 단답형 주관식 시험, 서술형 주관식 시험은 공부 방법이 완전히 다릅니다.

독학학위제 시험은 문제가 공개되지 않기에 저는 3단계 문제, 특히 주관식이 어떻게 출제되는지를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머리를 썼습니다.

˝OMR 카드로 채점을 하는 시험 특성상 ˝서술형˝이 나올 수는 없고, 주관식은 무조건 ˝단답형 주관식˝으로 출제될 것이다. 그리고 문제당 배점이 큰 것으로 보아 한 문제당 짧은 답을 ˝여러개˝ 쓰는 것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짧은 답을 여러개 써야 하는 문제로 나올 만한 녀석들˝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2단계 시험의 경험으로 각 시험 교시 사이에 쉬는 시간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기에 ˝그 자리에서 외우는 식의 공부˝가 아니라 ˝문제에 나올 만한 녀석들을 일단 한번 읽으면서, 지금은 못외워도 시험 당일에 눈에 발라서 답안지에 써나갈 수 있는 만큼을 적어두는 ˝당일 암기노트˝만들기˝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퇴근 후 하루 3시간, 한 과목씩.

시험장에 가본 결과 제 추측은 유효했습니다. 주관식 시험은 정확히 제가 예상한 방식대로 나왔습니다. 암기노트의 적중률은 처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관식 문제가 그래도 한번 읽은 범위 내에서 나왔기 때문에 부분점수를 많이 받은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과적으로 8과목 중 6과목을 합격했습니다.

참고로 공인노무사 시험은 평균 60점 이상 합격인데 평균 47점으로 불합격했습니다. 쌩암기가 요구되는 서술형 시험을 3주 공부한 것치고는 꽤나 잘나온 점수라고 생각합니다. 

4단계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솔직히 아무리 독학학위제 시험이 난이도가 높지 않다고 해도, 아무리 제가 전략적으로 공부했다고해도 1주일 공부하고 합격하는건 말이 안됩니다. 그래도 몇 과목은 통과하겠지, 과목별 학점인증이라도 받으면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3단계 6과목 합격결과를 받아들고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어쩌지 어쩌지 한 달 남았네 하면서 일단 다시 iMBC 4단계 교재를 펼쳐들었습니다.

법학 4단계 교재는 정말이지 압축의 압축판입니다.

2, 3단계 교재에서 두 권으로 나뉘어져 있는 민, 헌, 형, 상 총 4과목, 합계 8권 분량을 단 한 권으로 만들어놨습니다. 준비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험에 참 알맞은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4단계는 2, 3단계보다 걱정이 덜 했습니다. 2, 3단계 합격의 노하우가 있기에 전략적 공부에 자신감이 붙었고, 4단계에는 국어와 영어 시험이 있기에 총점합격제로 응시를 한다면 제가 자신있는 국어와 영어 과목에서 고득점을 한다면 나머지 4과목 중 몇 과목을 삐끗 하더라도 최종합격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한국식 교육을 받은 토종 한국인이라 영어로 입도 뻥끗 못하지만 토익은 975점으로 영어˝시험˝에는 자신이 있었고, 국어도 평소에 책을 많이 읽었기에 수능모의고사 언어도 1등급 아래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그런데 주문했던 iMBC의 ˝국어˝ 교재를 펼쳐보자마자 ˝어라 이게 아닌데˝ 싶었습니다. 수능 언어와 같이 ˝긴 지문을 읽고 독해하여 문제에 답하는˝ 방식의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맞춤법, 친촉 호칭, 각 문학 사조와 고전시가의 뜻풀이 같은 초중학교 ˝생활국어˝ 시간에 배우고 깔끔하게 잊어버린 문제들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약 한 달의 준비 기간 중 1주일의 시간을 온전히 ˝국어 주관식용 암기˝에 전념해야만 했고 법학 4과목은 3주동안 지난 2, 3단계 준비 시절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1회독 및 당일 노트 만들기˝에 전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예상했던대로 국어와 영어의 고득점 덕분에 무난히 4단계까지 최종합격을 하였습니다.

3. 후배들에게 전하는 이야기 

저는 이공계 출신이라는 법학 공부와는 전혀 동떨어진 출신 성분을 가지고, 직장생활과 다른 시험의 병행이라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정말 짧은 시간 동안 공부로 최종합격을 했습니다.

공부한 보람을 위해, ˝몇 학점 정도 이수해야지˝로 시작했던 독학학위제가 최종 학사학위까지 가져다 준 것입니다.

이는 제 전략적 공부 방법이 주효했기도 하지만 요점 위주로 잘 정리된 iMBC 교재가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너무 겁먹지 마세요. iMBC 교재만 믿고 따라가면 최종합격까지도 가능합니다.

바쁜 직장인도, 이공계 출신도 할 수 있습니다.